흔히 한 · 미동맹을 미국이 뒤집어씌운 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오히려 한 · 미동맹은 6.25말기 이승만 박사가 손을 훼훼 내저으며 도망가려는 미국을 노심초사 동맹으로 붙들어 맨 것이다.
오랜 전쟁에 지친 미국은 무작정 휴전을 서두르고 있었다.
그런 미국에게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휴전은 절대 안 된다. 굳이 하려면 20개 사단 분의 무기와 군사장비를 내놓고,
한 · 미 군사동맹을 체결하자. 그렇지 않으면 단독으로 북진 전쟁을 계속하겠다."
미국은 이 대통령의 태도에 반신반의하며 '설마-'하는 생각에 무시해버리자 이 대통령은 휴전회담이 포로교환 문제로 얽혀 있는 때에 '반공포로 석방'이라는 극단적 조치까지 단행해 버렸다. 당연히 북한은 펄펄 뛰고 미국도 난리가 났다. 당시 미국은 '한반도는 미국의 안보이익에 별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고, 장차 또다시 이런 엉뚱한 일로 한반도에 끌려들어가 전쟁을 하게 될 까 염려하여 군사원조는 쉽게 합의하면서도 동맹만은 맺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빼고있었다. 그런데 한국이 이렇게까지 나오니 미국은 로버트슨(Walter S. Robertson) 특사를 파견해 회유하려 한다.
"대통령에게 세계가 휴전하자는데 한국만 반대하면 한국이 고립된다"
그러자 이승만 대통령은 손가락 끝을 후후 불었다. (일제시대 때 손가락 끝을 송곳으로 찔리는 고문을 당했던 그는 흥분하면 손가락 끝부터 불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문 밖을 가르치면서 문밖을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립? 너 지금 밖을 나가봐라 삼천리가 다 폐허가 되었는데 한국이 망하면 이 이상 더 어떻게 망하나?
대책 없이 휴전만 하고나면 어차피 우리는 적화되고 만다. 차라리 싸울 힘이 있을 때 싸우다 죽겠다."
이 말에 매우 감명을 받은-또 휴전도 급했지만- 로버트슨은 별수 없이 한·미 군사동맹의 체결에도 합의를 하게 된다.
김정일이 벼랑끝외교의 달인이라지만 실은 이승만 박사가 그 원조였던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