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 계룡대에서 신임 장교를 위한 합동 임관식이 거행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합동 임관식장에 설치된 `통일의 문`을 통해 임관식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청년 장교들의 늠름한 모습이었다.
4년간 교육을 마치고 임관식장으로 들어오기 위해 통일의 문을 통과하는 청년 장교들은 온몸으로 자신들의 시대적 사명이 무엇인지 웅변하고 있는 듯하였다. 마치 오랜 분단의 시간을 지나 다가올 한반도 통일 시대 주역이 바로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그 당당한 발걸음으로 표현하는 것만 같았다.
대한민국 분단 70년은 민족 전체의 고통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 창조의 기간이었다.
대한민국 기성세대들은 영화 `국제시장`이 그려내고 있듯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세계가 경탄하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세계 속 대한민국을 건설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기성세대들은 그 배고픈 시절을 이겨내며 내 자식들에게는 가난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 풍요롭고 자유스러운 나라를 물려주겠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지니고 있었다고 본다.
이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대한민국 앞에 놓인 역사적 사명이 무엇인지는 누가 봐도 명백하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도래할 한반도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다.
한반도 통일은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향후 대한민국을 책임질 청년들의 사명이므로 통일 조국을 이끌어나갈 청년 장교들은 이에 더욱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께서도 합동 임관식 축사에서 "우리에게는 70년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후손들에게 진정한 광복인 한반도 통일 시대를 물려주어야 할 역사적 책임과 사명이 주어져 있다"고 말씀하신 바와 같이 청년 장교들은 앞으로 다가올 통일의 필연성과 당위성에 대해 인식하고 통일 대한민국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올해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임관한 공군 소위들은 자신의 시대적 사명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왜냐하면 공군사관학교에서는 사관생도들이 한반도 통일의 필연성과 당위성을 뚜렷하게 인식하는 것을 목표로 작년부터 `통일비전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통일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한 통일아카데미와 워크숍, 통일 포럼과 통일음악회, 통일행군 등 통일 시대를 상상하고 체험하며 준비할 수 있는 일련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공군 사관생도들은 투철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통일 의식을 배양할 수 있었다.
특히 통일행군은 21세기 화랑이라고 할 수 있는 사관생도들이 다가오는 통일 시대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경주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행군을 하면서 통일신라 주역인 화랑의 흔적을 밟으며 통일 의지를 고취하고 자각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공군사관학교는 통일 비전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장차 통일 대한민국의 주역이 될 신임 공군장교들에게 독일 통일이 필연이었듯이 한반도 통일 시대가 반드시 도래할 것이며, 이를 위해 튼튼한 창조 국방 건설은 자신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명백한 사실을 분명히 인식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창의적 으뜸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 해를 보내서인지 합동 임관식에서 통일의 문을 씩씩하게 통과하는 청년 장교들의 늠름하고 사명감에 찬 모습을 바라보며 군 선배로서 가슴이 뭉클해져 옴을 느낄 수 있었고, `21세기 통일 대한민국 미래는 바로 저들이 열어 갈 것`이라는 생각에 벅찬 감동마저 밀려왔다.
이제 임관하여 각자 임지로 나가는 발걸음은 우리 기성세대들이 걸었던 길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간의 교육과 훈련을 바탕으로 충분히 이겨내리라 확신한다.
신임 장교들 두 어깨에 빛나는 계급장은 통일과 창조 국방 건설이라는 두 가지 책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본다.
신라의 삼국 통일이 민족과 국가를 위해 충성했던 뛰어난 젊은 인재인 화랑들을 주축으로 이루어졌던 것처럼, 이번에 임관한 신임 장교 6400여 명에게 화랑들이 했던 찬란한 역할을 기대해 본다.
김형철 <공군중장, 공군사관학교장>
작성일 : 15-03-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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