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겨우 두 번 있는 즐거운 자리에서 벌써 몇 번째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만 해 왔는데 오늘은 더 그래야 할 듯하다. 지금 우리 아들딸들이 오늘 북한 동포의 저 참혹한 삶을 살게 될까 걱정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지 않은가? 나도 70 평생 자유통일을 꿈꾸었지 지금처럼 ‘혹시 赤化되면 어쩌나’, ‘한반도가 중국의 종속국이 되어 헤어날 수도 없는 치명적 陷穽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불안해해 본적이 없었다. 에이 걱정이지나치네 설마, 싶은가?
노재봉 전 총리는 오늘의 시대적 특성을 ‘자유와 野蠻의 블록대결’이라면서 한국을 ‘자유의 전초(북은 야만의 선봉)’라고 정리했던데, 실제로 한국은 지난 수 십 년 북한을 先鋒으로 하는 세계 野蠻共産勢力과 最前線에서 대결해 온 나라다. 6.25때도 그랬지요? 敵 주력은 中共軍이었으니까. 지금도 북한 핵도 문제지만 우리에게 더 결정적 위협은 그 뒤 ‘한반도가 내 땅이었다.’는 중국이다. 그래서 미국 일본 같은 ‘자유 블록’의 적극적 지원이 없으면, 우리 혼자만으로는, 이런 세계 野蠻共産勢力을 막아내고 살아남을 수가 없다.
싫든 좋든 이것이 오늘 우리의 지정학적 운명이다. 그래도 우리는 6.25 말 이승만 박사가 미국을 압박해 강력한 군대도 육성하고 ‘자유 블록’의 盟主 미국을 同盟으로 묶어내 野蠻共産勢力을 억제하고 自由와 평화, 번영도 누릴 수 있었다. 아 그런데 지난 2년 사이, 우리 군대는 줄이고 9.19군사합의로 군사대비태세까지 痲痹시키면서 동맹까지 흔들어 野蠻共産勢力을 막아내기도 어렵게 만들어 놓지 않았는가? 그래 놓고는 또, 북한과 중국이 별별 악담과 모욕을 해도 그저 도와주고 가까이 못해 안달을 하니 왜 겁이 안 나겠는가?
그래도 주한미군이 健在하고 한미동맹만 튼튼하면 결정적 불행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주한미군이 중요하다. 미국은 태평양 건너 멀리 있고 중국은 압록강에 붙어 있어서 주한미군이 없으면 한반도상의 전략균형이 붕괴되고 한반도는 저절로 중국의 배타적 영향권 하에 들게 될 테니까.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꼭 주한미군이 있고 싶어도 있을 수 없게 밀어내고 있는 듯하다. 연합훈련을 중단한 것이나, 연합사 유엔사 같이 서울 아니 대한민국의 安全板이 되어왔던 미군 사령부들을 하루아침에 평택으로 쫓아 버린 것도 그렇지만, 특히 전작권을 전환하고 미래사령부를 만들어 한국군 사령관이 미군도 통제하겠다는 것이야말로 사실상 ‘주한미군은 나가라’는 뜻과 같다.
왜? 미국은‘미군은 외국군 지휘관아래 두지 않는다.’는‘퍼싱 원칙’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는 나라다. 도대체 우리도 월남군 사령관의 작전통제를 받아야 했다면 그래도 박정희 대통령이 파병을 했을까? 턱도 없는 일일 것이다. 정부는‘미국도 미래사령부에 합의했다’고 强辯하지만 실은 미래사가 정말로 미군 작전통제도 하는지 그것도 불명확하고, 설사 합의되었다 해도 실은‘미국이 유사시 의미 있는 전력은 파견하지 않겠다.’그리고‘주한미군도 그대로는 안둘 것’이라는 뜻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이번 GSOMIA 폐기의 진짜문제도 그것이 단순한 反日을 넘어 주한미군 쫓아내기 효과가 크다는 점 때문이다. 우선 원래 미국 동북아 안보태세의 중심은 일본이 한 軸을 담당하는「한․미․일 삼각동맹체제」여서 GSOMIA 폐기는 그 자체로 미국의 동북아 전략태세를 흔드는 것이다. 또 오늘 연합사의 전략적 후방기지가 모두 일본에 있듯이「한미군사동맹」도 원래「한․미․일 안보삼각동맹체제」의 基底 위에 서 있는 것이다. 미국이 GSOMIA 폐기로‘주한미군을 위험에 빠트렸다’니까 다들 의아해 하는데 미국 입장에서는 전략적 최전선에 서 있는 주한미군을 후방 병참선에서 차단 고립시키는 조치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조치를 한국이 하니까‘동맹의 배신’이라고 하는 것이고-.
그러니 그것 그냥 좀 섭섭하다는 정도가 아니라 나름의 대응 조치를 염두에 둔 말일지 모른다. 그러지 않아도 지금은 미국이 동북아 안보태세를 한미동맹 중심에서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한「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전환하려하고 있는 때다. 그것도 실은 한국의 遠美 親中 정책이 自招한 측면이 있는데, 어쨌든 이를 위해 2∼5千 정도 병력으로 한국의 방어와 경계를 지원하고 주한미군 主力은 주일미군에 통합시켜 동북아사령부를 만든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만약 사실이라면 우리 미래에는 치명적인 이야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필 바로 이런 때에 문재인 정부가 주한미군 사령부들을 내 쫓고 전작권 전환, GSOMIA 폐기까지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그 저의가 무엇일까? 처음에는 그냥 뭘 모르고 철딱서니가 없어서 그럴까? 생각했다. 사실 평화경제니, 동맹보다 국익이니 하는 것도 그렇고(아니 이 시점 한미동맹보다 더 중요한 국익이 어디 있나?) 해리스 대사 불러 공개 망신을 주고, “26개 미군기지 조기 반환하라” 큰 소리 친 것도 그렇다. 6.25 때 모택동은 휴전협상 대표를 보내면서도‘미국이 오만해도 궁지에 몰지 마라. 당장은 속시원해도 이로울 게 없다’고 했다는데, 그에 비하면 참 철딱서니 없는 행동들이 아닌가?
그런데- 과연 정말 몰라서만 그랬을까? 실은 그게 더 걱정이다. 그동안 2백 3백만의 북한동포가 굶어 죽었을 때를 비롯해서 북한이 망할 만하면 우리가 나서서 구해 준적이 더러 있는데, 지난번 우리 정부가 6.12 싱가포르 미․북 핵정상회담의 길을 열어 준 것도 그랬다. 다들 ‘평화 평화’ 환호했지만, 실은 트럼프의‘Maximum Pressure’에 걸려 거의 다 죽을 판이 되어 있던 김정은 체제를 그 결정적 위기에서 구해 준 것뿐이니까. 그 때 조선일보 인터넷 신문에 ‘위기에 빠진 김정은 체제를 구해내는 대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기에 빠트리는 전략적 失策’이라고 했는데, 오늘 김정은은 마음대로 미사일도 쏘고 신이 났지만 우리는 안보 퍼펙트 스톰을 걱정하고 있으니 딱 예상대로다.
그런가하면 청와대 비서실장은 중국에 萬折必東을 써주고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 시에“한중 운명공동체”라며 일대일로의 출발지 충칭부터 찾았다. 그리고 청와대 안보특보는‘미래 50년은 한중관계’를 외치고 대통령의 腹心이라는 민주연구원장은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를 찾아가 정책협약까지 맺었다. 그런 사람들이 중국과는‘한미일 군사동맹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3不’을 약속하면서 미국의「인도태평양 전략」참여는 거부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쫓아내기와 다름없는 전작권 조기전환을 서둘고 동맹국 미국의 말리고 경고하는데도 보란 듯이 GSOMIA를 폐기한 것이다. 우리가 脫美從中, 자유 민주주의를 버리고 野蠻 共産勢力과 함께 가겠다는 고약한 底意가 아니라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닌가? 이게 다 몰라서, 철딱서니가 없어서 그랬을까?
설마- 싶지만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우리가 野蠻 공산주의 중국의 핍박을 받아가며 북한 김정은 밑에서 살아가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막아야 할 일이다. 누가? 아무리 둘러봐도 믿을 데는 별로 없는 듯하고, 民主國家의 주인은 國民이니까 결국 우리 국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오늘의 이 위급한 현실을 못 본체 外面하거나 역사 앞에 어리석고 비겁하면 우리 아들딸에게 더 할 수 없는 罪業을 짓는 게 될 것이다.
그러자면 결국은 우리 온 국민 깨어나야만 한다. 그런데 원우 여러분은 모두 우리 사회 指導者들이 아닌가? 이 더할 수 없는 危機의 시대 ‘범국민적 지혜와 용기를 일깨우고 그 의지를 모우는 선각자적 노력’을 펼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500여 사회 지도자, 우리 원우들이 一致團結, 한마음으로 노력하면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그래서 우리 아들딸들에게는 더 이상 불안하지 않고 여유로우며 찬란한 문화를 향유하는, 행복하고 영광된 대한민국을 물려 줄 수 있게 하자. <끝>
작성일 : 19-09-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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